보건타임즈 : “로봇수술, 세계 첫 기준 제시”

3D 입체중계 통해 10개국 의사 600명 한국의 로봇수술 전수

세계에서 처음으로 로봇수술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세브란스병원(병원장 박용원)은 25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된 ‘연세 세브란스 다빈치 라이브 2011에서 로봇수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이기간 동안 국내 최초로 현장에서 수술장면을 3D 입체영상으로 생중계했다.

이 행사는 세브란스병원이 매년 주관해왔으며 올해로 5번째다.

이번 심포지엄은 미국, 인도, 쿠웨이트, 홍콩, 일본, 중국 등 세계 10여 개국에서 600여명의 의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다.

◆ 세계 첫 로봇수술 가이드라인 발표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세계 톱클래스의 로봇수술 선도 기관으로서 세계 처음으로 로봇수술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며 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의 적응질환을 발표했다.

위암의 경우 로봇수술이 일반 복강경보다 배우는 의사의 수술수준이 안정단계에 들어서는 기간이 평균 8건(범위 6~18건)으로 복강경의 약 50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짧았다.

수술 후 5일 내 퇴원하는 비율(clinical pathway : 수술 후 5일 퇴원기준)은 로봇수술의 경우 60% 이상(61.0%)으로 복강경 수술 50%이하(48.8%)보다 앞섰다.
출혈량도 로봇수술이 복강경수술이나 일반 개복 수술보다 38~67%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갑상선암과 측경부 림프절 전이’는 집도의에 따라 수술예후의 차이가 나타나 고난도 술기로 분류돼 자격신임위원회를 통해 술기능력 등을 인정받은 의사에게만 제한적으로 수술을 허용하게 됐다.

세브란스병원이 발표한 로봇수술 가이드라인

진료과

구분

질환명

외과
(내분비)

적응가능

갑상선 양성결절, 부신질환, 부갑상선양성질환, 갑상선암

외과
(내분비)

고난도로 제한 허용

갑상선암 및 측경부 림프절 전이

외과
(소화기)

적응가능

위암, 대장항문질환, 간암, 전이성간암, 담도암, 간문부암,
양성간종양, 간내결석, 건강한 간공여, 췌담도질환

비뇨기과

적응가능

방광암, 요막관암, 부신종양, 신세포암, 신우암, 전립선암,
신우요관이행부협착증

산부인과

적응가능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자궁경부상피내종양,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부인과 양성종양, 골반장기탈출증, 난관복원술

이비인후과

적응가능

두경부종양, 갑상선 등

흉부외과

적응가능

식도암, 폐암, 기타 양성질환

소아외과

적응가능

담관낭종, 위식도역류

신경외과

적응가능

척추신경종양 등

심장혈관외과

적응가능

승모판막역류증 등

※고난도로 제한 허용이란 고난도 술기능력을 인정받은 의사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
※상기 질환이외 로봇수술은 허용되지 않음(2011년 8월 현재 기준)

박용원 세브란스병원장은 “현재 로봇수술에 대한 유용성 논란과 제대로 된 검증이 없는 탓에 의료진들과 환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로봇수술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이 분야에서 세계 톱클래스로 손꼽히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세브란스병원에서만 제시한 것이기에 앞으로 외부전문가 검증 등을 통해 계속 수정 보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헨리 포드 병원(Henry Ford Hospital)의 바티쿠티 비뇨기학 연구소(Vatikutti Urology Institute) 마니 메논(Mani Menon)교수도 “최근 한국에서 문제되는 로봇수술 비용, 효과, 안전성 논란은 이미 미국에서 10여 년 전부터 있어왔고, 지금은 이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어졌다”며 “개인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이에 대한 결론은 의사도, 병원도, 회사도 아닌 환자들이 결정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밝혀질 부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개월간 8개 진료 과, 43개 수술, 58개 적응증의 수술데이터와 국내외 논문 등을 근거로 로봇수술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을 위해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질적 평가를 위해 임상과별로 적응증, 비적응증, 다른 수술법과 비교우위, 비교열위 등을 모두 정리, 검토했고 진료과내 교차검증을 실시했다.

세브란스병원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국내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호검증(Peer review)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로봇수술 재수술율, 재입원율과 사망률 등의 임상질지표(Clinical Quality Indicator)를 개발할 계획이다.

◆ 정웅윤 교수 국제로봇수술협회 회장 선임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의 세계적 위상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7월 국내 처음으로 로봇수술을 도입한 이래 현재 8개 진료 과에서 지금까지 총 6,000여건의 수술을 집도했으며, 120여건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직접 운영 중인 다빈치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지금까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15개국 437명 의료진들의 로봇수술 트레이닝을 돕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갑상선 로봇수술 분야를 개척한 세브란스병원 정웅윤 교수(외과)가 지난 6월 국제로봇수술협회(SRS ; Society of Robotic Surgery)의 회장에 선임됐다.
이 협회장에 미국이 아닌 외국인이 선출된 것은 처음이며 이제 본격적으로 국내 의료계가 세계 로봇수술을 주도하게 된다는 으미다.

다빈치를 이용한 로봇 복강경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약 40여 개국, 1,500여개의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세브란스병원이 2005년 처음 도입한 이래 현재 30개의 병원에서 36대 로봇수술기가 운영되고 있다(2011년 7월 기준).
최근 아시아권에도 로봇수술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9년 로봇수술 승인 이후 지금까지 29대가 운영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 세브란스병원 진료범위에 임상 권한 부여
세브란스병원은 의료의 질 관리를 위해 2006년 7월부터 임상권한(Clinical Privilege) 관리 절차를 제정, 로봇수술을 비롯한 모든 진료범위에 대한 임상 권한을 부여하고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이 절차에 따르면 새 분야에 대한 로봇수술을 적용하려면 우선 진료과별 임상권한 항목을 결정하고, 면허, 교육, 훈련 등에 대한 근거자료와 함께 ‘전문의 임상권한 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1차 임상과장, 2차 자격신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병원장이 최종 결정하게 된다.
고난도 술기는 근거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같은 분야 전문의의 자문을 의뢰해야할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 제 3자(국내외 타기관)에게 자문을 의뢰하기도 한다.
이렇게 통과된 새 진료는 매년 임상질지표 평가를 받게 되며, 매 3년마다 임상권한을 갱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