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시행방침에 제약계가 특별한 대응방침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제약계 종사자는 "시위 장소가 국회라할지라도 약가인하를 저지할 수 있다면 가서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지만, 정부의 방침을 돌이킬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조치는 제약계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게 중설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공식적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270여개가 되는 완제약 생산업체수에 대해서 과하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업체수가 줄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성분이 동일한 제네릭을 제품으로 백화점식으로 생산해 과잉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리할 건 정리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심지어 동일성분함량제형의 제네릭(복제약)품목이 가장 많은 경우는 levosulpride 25mg(위장관운동조절약)으로 의약품수 98개에 달하며, 50개 이상 등재된 품목수도 약 26개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제약사들의 제네릭 등재 선점 경쟁으로 인해 2020년 3월에 특허가 만료되는 제품의 제네릭도 보험급여가 등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허가된 의약품수는 약 2만5000개로 이 중 건강보험 등재수는 약 1만5000개로 보고 있다. 선진외국이 4000-5000개로 알려져있지만, 국내는 의약품은 성분수가 16000개 정도로 보고 있다. 엄밀히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라고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의 조치도 다품종소량생산체제를 지향하는 조치라할 수 없다. 규모의 경제, 특히 대량생산체제는 나쁘게는 박리다매의 구조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단 주요 제약사들은 인력구조조정에 대해선 섣부른 예측을 삼가하며 백화점식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는 의약품을 선별해 제품 정비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O제약사 관계자는 "일단 제품정비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며 "수익이 나지 않은 약은 과감히 쳐야한다는게 당연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B제약사 임원도 "제품정리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협회는 제약사들의 제품구조조정에 맞춰 19일 약가인하에 반대한다는 2차 성명서를 내고 '대규모 약가인하로 제품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저가필수약과 퇴장방지약의 안정적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며 고가의약품이 저가시장을 대체해 보험재정의 절감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까지 경고했다.
나아가 제약계 관계자는 약품구조조정결과가 인력구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걱정을 하는 이도 있다. 한편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서 제약협회 관계자는 "결정된 바는 없지만 약가인하가 고시화된다면 소송 등 법적인 조치도 취할 수 있음도 밝힌바 있다"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한 약가 전문가는 "과거 심평원 연구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 제네릭가격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던 것으로 안다"며 "다만 현재 약가도 정부가 주어왔던 것으로 일시에 일괄적으로 약가인하를 단행하는 데 대해서는 박수를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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