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계단형 약가산정방식을 바꿔 성분이 같은 약은 동일가격을 매기는 소위 일물일가의 원칙을 적용하는 방안이 오리지널사 뿐 아니라 제네릭사로부터도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약가를 하향 동일화하려는 방식에 대해선 말할 것 없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시장에서의 동일성분에 동일가격을 매기는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제약사간 경쟁에 의한 가격인하 요인이 없고, 효과가 같은데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약값 계산법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보건미래위원회 제출에 의해 밝혀진 정책에 따르면 특허 만료 후 신약 값은 20% 인하로 80%, 최초 제네릭값은 68%(퍼스트 제네릭)로 정해진다. 그러나 앞으로는 70%, 56%로 정해지고 첫 제네릭이 나온지 12개월이 지나고 제네릭약이 5개 이상 판매되기 시작하면 신약과 제네릭약 모두 원래 신약값의 50.4%(56%의 90%)로 조정된다.
이같은 동일성분 동일가격 정책은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오히려 우려를 낳고 있다. 제네릭사의 경우는 제네릭을 쓰도록 하는 유인책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제네릭 유인책 사라져
현재 국내제약사들이 계속된 약가인하 정책추진 과정속에서도 잘하는 정책으로 꼽는 처방총액절감인센티브제도의 경우도 오리지널 대신 제네릭으로 처방을 유도하고 가격보다는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호평받지만 새 제도에서는 유명무실되고 사실상 폐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오리지널 선호현상이 강한 상태에서 제네릭을 권장하는 인세티브가 사라지는 것이다.
오리지널사 관계자들은 매우 유감이다. 한 외자사 관계자는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에 대해서도 우대는 필요하다"며 "포지티브 시스템제도후 신약가격이 처음부터 낮은 상태인데, 일부 업계 동료는 약 수입 못한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한국제약협회는 정부가 추가 약가인하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난 18일 회원사 대표의 연명으로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다국적제약사들의 모임인 KRPIA도 잇달아 모임을 갖고 정부의 새 약가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입장을 정리해 금주 내로 발표키로 했다.
한편 제약계 회계감사 경력을 가진 삼일회계법인 권경배 이사는 20일 제약협회가 주관한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한 현안설명회서 강연후 일물일가원칙을 적용하는 새약가제도에 대해 의견을 묻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신약우대 정책과도 모순
그는 이날 강연에서 R&D투자재원 확보가 필요하고 시장 논리에 의한 업계 재편, 신약 우대정책 필요, 다만 R&D와 패러다임 쉬프트 위한 시간 필요를 주장했으나,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의 일물일가원칙적용은 신약우대정책과는 모순된다는 질문을 받고 즉답했다.
근원적으로는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정말 동일한 약이라고 해야하는지 지적하는 이도 있다. 일반 국민도 동일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지적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복지부 등에서 생동성시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도록 식약청에 누차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보험당국 관계자 대부분은 오리지널과 제네릭을 동일재화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심평원 근무자들은 카피약이란 말도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제학원론에서는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이라면 일물일가의 법칙이 작용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제약계는 복지부가 추진하려는 제도의 실제 실행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새 약가제도가 미래위원회에 제출되기 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와대 보고에서 이미 언급됐던 내용이다"며 "정부가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지만 제약계 등에서는 2014년 이후 현재 진행중인 약가인하가 적용된 후, 새로 등재된 의약품 등에서 적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7: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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