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성장 마이너스에 빠졌나?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올 국내 물가상승률은 3.9%다. 국제통화기금은 4.3%에 이르고 민간경제연구소들중 현대경제연구원이 4%, LG경제연구소가 3.8%, 삼성경제연구소가 4.1%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상위제약사들의 최근 매출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낮아져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마이너스 실질성장에 빠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던 국내 제약계가 7-8%의 한자릿수 성장시대를 맞았다고 했었는데, 급기야 일시적이겠지만 물가상승률보다도 못한 성장률에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제약계에 따르면 IMS 통계를 통해, 지난해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동아제약,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유한양행, JW중외제약, 녹십자, 제일약품, 일동제약, CJ제일제당, 보령제약 등 국내 상위 11대 업체의 매출 증가율이 2.5%에 그쳤음을 확인했다.
국내 제약산업은 2003년 이후 2008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연평균 국내 생산 증가율을 9.7% 기록했고 수입증가율은 12.5%에 달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국내 상위제약사들의 매출증가세가 이렇게 형편 없는 데에는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졌으며, 영업이 위축되어 제네릭 시장에서도 영세 제약사에게 상당 부분 점유율을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외자사들은 실제 이 기간 동안 높은 성장을 구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 GSK(글락소 스미스클라인), 노바티스, MSD, 사노피-아벤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얀센, 로슈 등 외자 상위 9대 제약업체의 증가율은 6.9%에 이른다.
지난해 명목지표로도 마이너스 3.5%매출 성장을 기록한 한미약품 관계자는 매출감소에 대해 "쌍벌제 도입에 따른 의사들의 국내업체 반감, 리베이트를 지양하는 영업패턴을 바꾸려는 상위사들의 노력과 함께 그 틈세를 노리는 중소업체들의 약진, 약가인하에 돌발적인 악재 등 복합적이었다"고 평하고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과 제도정비 혼란기가 지나 안정화되는 1-2년 후에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정부의 규제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국적 제약사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말못하는 속앓이의 하나로 삼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2.9% 감소한 1,309억원 정도를 실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하반기에는 매출회복이 본격화돼고 수익개선 효과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수의 제약사들은 최근 마이너스실질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판관비 등의 감소로 이익은 개선됐다는 분석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 등에 따른 제약산업의 지속적 성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약가인하 등에 따른 몸집키우기에 한계가 오지 않았나 하는 지적도 일고 있다. 결국 몸집키우기는 매출 증가보다도 M&A밖에 없지 않나하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사 못지않게 일부 외국계 제약사도 마이너스 실질성장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제약사 관계자는 "올해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17%가 증가하고 있지만 특허만료 등 약가인하, 기등재목록약정비로 인한 약가인하로 매출이 제로 성장이거나 많아야 3%성장 이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일본도 예전에 약가정책 대변화로 제약사들 상당수가 해외로 나가 글로벌제약사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몇몇 제약사를 제외한곤 준비가 되지 않아 외국으로 들고나갈 약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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