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일반약이 약국외 판매가 가능하게 된 데 대해 약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약사회가 그에 상응하는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요구해, 의약품 분류를 두고 의사단체와 약사단체의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그러나 잘나가고 있는 약의 유통망 스위치논쟁은 불확실성만 키운다는 지적에 관계 제약사들은 입도뻥긋하지 않고 관망자세에 돌입케하고 있다.
김구 약사회장은 20일 일반약 약국외 판매 저지와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내기 위한 단식을 닷새째 이어갔다. 18일에는 대한약사회관에서 전국 임원 분회장들의 궐기대회를 개최해 투쟁을 천명했다.
대한약사회는 궐기대회에서 처방전 리필, 성분명 처방, 의사수가 삭감, 선택의원제 도입, 일반약 전환 등을 요구해 사실상 대 의료계 투쟁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 약사회 관계자는 의약사 밥그릇싸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약사가 선택권을 확보하려는 품목의 생산 제약사들의 입장이다.
응급피임약 노레보정을 판매중인 현대약품 관계자는 "회사 입장은 없다"며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지켜볼 뿐이다"고 말했다. 테라마이신 안연고 생산사인 화이자 제약도 "진행되는 논의를 지켜볼 뿐이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의 입장에선 전문약과 일반약 분류가 의약사의 선택권 변화는 있지만, 매출전망은 알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불리를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제약사들로선 의약사의 눈치를 보는 것 말고도 시장전망마저 불확실해 오직 관망만이 최상책이라는 것이다.
한 약계 관계자는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 했을때, 지금도 잘 나가고 있는 약이 더 잘 나갈 것이란 보장이 없지 않느냐"며 "오히려 의사들이 다른 약으로 처방을 바꾸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전문약과 일반약 비중은 판매량으로 8대 2, 판매금액으로 9대 1인 상황에서 일반약 전환이 좋다고만 볼 순 없다"고도 말했다.
더욱이 보험재정 안정화를 위해 일반약에 대한 비급여 조치도 조금씩 연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일반약 전환이 장차 비급여 조치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어떻게 말할 수 없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일반약 슈퍼판매의 경우도 박카스의 슈퍼판매 매출 전망이 1,000억원대를 예상하는 증권가 소식은 있지만 정작 동아제약은 슈퍼판매시 일부 약국에서 제기하는 불매운동 전개 등 오히려 더 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슈퍼판매가 이뤄진 레모나의 경우도 순탄치만은 않았었다. 물론 약사회 관계자 등은 동아제약이 박카스를 슈퍼에 판다면 불매운동이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 묻자 "약사회 단체로선 법적인 문제이기에 불매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부 약국에서 "불매운동을 거론하고 있음을 듣고 있다"며 "마트로 가면 값도 300원 정도 후려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약사회는 18일 궐기대회에서 '보험재정 악화의 주원인은 의료수가(진찰료 등)인 만큼 의사수가를 절반으로 삭감하여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는 한편 처방전 리필제와 성분명 처방을 즉각 실시를 통하여 고혈압 당뇨환자 등 만성질환자의 의료이용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의료비를 절감시킬 수 있음'을 주장했다.
또 '보험재정 안정과 의약품의 국민편의성을 위해서는 당장 라니티딘, 사후피임약, 비만치료제 등을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즉각 전환시키고 이어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1200여개품목의 의약품도 일반약으로 전환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