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대형병원 환자 쏠림‥약값 본인부담 差等化로 막는다

상급종병 60%, 종합병원 50%, 병원 40%, 의원 30% 제시
중소병원 시민단체 반대…의원에 40% 적용 요구

가벼운 증상으로 대형병원을 찾는 외래환자의 쏠림을 막고 질병의 경중에 따라 1차, 2차, 3차 병원을 잇는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정부는 병원의 종별에 따라 현재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환자의 약제비 본인부담 30%를 상급종합병원 60%, 종합병원 50%, 병원 40%, 의원 30% 등으로 차등 화시켜 진료단계를 정상화 할 방침이다.

이로써 정부는 대형병원에 쏠린 경증외래환자를 1차 의원으로 되돌려 동네병원으로서 기능을 갖도록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심각해진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을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환자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고 온 중소병원에 미치는 타격이 크고,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는 11일 오후 보건복지부에서 회의를 갖고 대형병원 외래경증환자 집중화 완화 대책과 대한의사협회 건의안을 논의,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를 최종 도입키로 결정됐다.

이날 중소병원계와 소비자단체들은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가 소위원회를 통과하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병원협회 보험관계자는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를 도입해봤자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의 환자 쏠림현상이 이미 고착화돼 1, 2차 의료 기관에 되돌리는 외래환자 분산이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환자 부족으로 의원보다 경영난이 심각한 중소병원만 더욱 참담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은 대형병원에 차등을 두되 1차 의료 기관에 중소병원처럼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40%적용해야 한다는 뜻을 소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병협은 소위원회에서 통과된 안건대로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를 적용하게 되면 의원의 환자진료횟수가 늘어나 전체 진료비 규모도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며 건강보험재정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병협 관계자는 "이 때문에 의료접근성을 저하시키는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추가부담을 감수하면서 대형병원을 찾는 이유는 동네의원 의료수준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대형병원 약값부담률 인상으로 환자 쏠림현상을 해소하기는 커녕 환자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복지부가 구랍 28일 공단에서 개최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대형병원에게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증외래환자의 쏠림이 심각해,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비롯됐다

이번 2차 회의는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화를 대체 방안으로 논의한 것이다.

당시 소위원회는 정부를 비롯해 건강보험 가입자와 공급자가 참석한 가운데 외래경증환자 대형병원 집중화 완화대책과 기본진료료 종별가산 폐지,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적용 등 의협이 제안한 5대 건의사항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1차 회의는 복지부 관계자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외래환자 본인부담률을 상향조정하면 대형병원에 쏠리는 경증질환자를 진료가 적합한 의료 기관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의에서 의협 관계자는 계속되는 대형병원의 경질환자 쏠림이 불합리한 건강보험제도로 생긴 현상이라며 △기본진료료 요양기관 종별 차별 폐지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적용 등을 대체 방안으로 내놨다.

이 관계자는 병원급 이상 의료 기관으로 외래진료비가 몰리는 원인은 종별 요양기관에 따라 차등 화된 기본진료료의 수가가 종별 가산 율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약제비 본인부담률도 외래 진료비 본인부담률 적용원칙과 배치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경증환자 대형병원 집중화 완화 대책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협은 첫 단계에서 잘못된 제도설계가 의원의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며 △초재진료 산정기준의 개선 △수가 현실화 △의원 종별가산율 상향조정 △토요일 진료에 대한 가산적용 확대를 요구했다.

복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2009년 사이 대형병원의 외래환자와 외래 진료비는 48%, 90.2%로 대폭 증가한 반면 의원은 12%와 32%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중 대형병원 이용환자 중 32.5%는 1, 2차 의료 기관에서 진료 받을 가벼운 질환자로 드러났다.

또 대형병원 이용환자 가운데 46.4%는 1, 2차 의료 기관에서 진료 받아야 적합한 질병으로 판명됐다.

1차 의료 기관에서 진료 받아야 할 적합한 경증질환자가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을 찾았다는 뜻이다.

종합병원 이용자 중 1차 의료기관의 진료에 적합한 질병 환자의 비율은 38.6%나 됐다.

의협 관계자는 지금도 계속되는 대형병원의 경질환자 쏠림은 불합리한 건강보험제도로 생긴 현상이라며 △기본진료료 요양기관 종별 차별 폐지 △약제비 본인부담률 차등적용 등을 대체 방안으로 내놨다.

이밖에 의협은 첫 단계에서 잘못된 제도설계가 의원의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며 △초재진료 산정기준의 개선 △수가 현실화 △의원 종별가산율 상향조정 △토요일 진료에 대한 가산적용 확대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