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국주부 허리병 많아…

요즘도 종종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그 감동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순간 어머니가 된 아내의 아름다운 모습도 마찬가지다.

분만실에서 나오는 아내는 참으로 위대해 보였다. 남자로 태어나서 다행이다 싶었던 적은 아마도 출산의 고통을 겪는 아내를 보았을 때가 아니었을까.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여성에게는 출산이라는 아름답지만 고된 경험이 주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정신적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특히 임신 중 무거운 배를 지탱하고 있다 보면 척추에 무리가 생기거나 골반에 변위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출산 후 요통을 겪는 여성들이 많다. ‘산후 요통’으로 불리는 이 병은 주부에게만 나타나 ‘주부 요통’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요통은 주로 산후에 제대로 조리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유독 한국 주부에게 많은 이유는 한국의 독특한 가사 문화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 해도 거르지 않는 ‘김장’, ‘명절’, ‘제사’ 등 가사의 큰 부분은 모두 주부 몫이기 때문이다.

몇해 전 우리 병원을 찾은 30, 40대 주부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 이상이 퇴행성 척추질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과 출산 후 나타난 요통을 방치하고 집안일로 혹사해 척추의 퇴행화가 빨라진 것이다. 주부 요통의 위험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단 허리에 자주 통증이 느껴지고, 엉덩이, 다리 등에 시큰한 느낌이 있다면 MRI, CT 등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검진 결과 척추 및 골반에 이상이 있을 경우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골반과 척추를 바르게 맞추어 통증 유발의 원인을 제거하도록 한다. 이럴 경우 수술해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고유의 한방치료법인 추나요법으로도 더욱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추나요법은 ‘밀 추(推), 당길 나(拿)’라는 문자 그대로 인체의 밀고 당겨서 비뚤어진 뼈를 바르게 맞춰 주는 치료법으로 척추질환뿐 아니라 생리통, 생리불순 등 부인과 질환도 함께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이 밖에 침구요법이나 운동요법을 통해 집안일로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거나 통증을 치료하는 것도 척추 관리에 도움이 된다.

흔히 앉아 있는 자세만 허리에 큰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앉고 서고를 반복하는 가사 노동의 경우 척추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주부의 허리가 튼튼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온 가족이 가사노동을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쉽지 않다면 가사노동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 있을 때는 50분에 한 번씩 허리를 빙그르르 좌우로 돌리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고양이처럼 엎드려서 등을 둥글게 말았다가 쭉 펴는 ‘고양이 체조’가 허리의 긴장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기고 자생한방병원 국제클리닉 라이문드 로이어 웰빙건강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