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난치성 소아 간질로 알려져 있는 '레녹스가스토우증후군'(이하 LGS)에서 수술을 통해 간질 병소를 절제함으로써 6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인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간질전문클리닉(소아신경과 김흥동, 이준수, 강훈철, 소아신경외과 김동석, 심규원, 영상의학과 이승구 교수팀)은 약물치료 등 일반적인 치료에 의한 조절이 어렵고 점차로 인지 발달의 퇴행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난치성 간질의 한 종류인 LGS 환자에 대해 뇌자기공명영상 촬영과 뇌파검사, 기능적 뇌영상검사 등을 통해 간질 발생 병소를 찾아 이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하여, 높은 완치율을 보였다.
이 같은 성과는 그 동안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전신성 간질의 한 종류인 LGS에서 세계 최초로 가장 많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수술 결과를 보고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는 대상 환자들을 수술 후 평균 33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총 27명 중 16명(59.3%)은 발작이 완전히 소실됐고, 4명(14.8%)은 현저하게 감소됐다. 총 20명(74.1%)에서 간질수술 후 뛰어난 호전 상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간질발작의 조절과 더불어 뇌파 소견과 인지 발달이 개선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표)수술 후 추적 관찰 결과
‣Sigle lobar resection : 단일뇌엽 절제, Multi lobar resection : 여러 뇌엽 절제, Hemispherectomy : 대뇌 반구 절제
‣Engel I : 간질 완해(완전히 없어짐), Engel II : 드문 간질, Engel III : 다소 호전, Engel IV : 발작지속
이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의 소아간질전문클리닉에 소아청소년과의 간질 전문의와 영상전문의, 신경외과 전문의 등이 함께하는 팀 접근을 통해 이뤄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소아신경과 김흥동 교수와 강훈철 교수는 뇌파 검사 등의 신경생리검사를 통해 탁월한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간질의 병소를 진단하고, 이준수 교수가 다양하고 진보된 뇌 영상 검사 결과들을 응용하여 이를 뒷받침하는 영상 정보를 제공한다.
소아신경외과 김동석 교수는 심규원 교수와 함께 수술을 맡아 진보된 대뇌 반구 절단술(hemispheroctomy)을 비롯한 고난이도의 수술기법과 수술시간 최소화로 치료 성공률을 높임과 동시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국제간질퇴치연맹(ILAE)의 소아분과위원이자 동 기구의 소아간질수술 task force team의 위원이기도 한 김흥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수술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던 전신 간질의 일종인 LGS에 대해, 향후 수술이 비중 있게 고려되어야 하는 치료로 인식이 바뀌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생 동안 완치를 기대할 수 없었던 간질 환자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음을 알리는 중요한 성과다”고 말했다.
또 “간질의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0.5-1%이고 이 중 약 30%에 이르는 환자들이 약물 치료로 잘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간질이다”며 “소아 연령의 난치성 간질의 경우 인지 기능 장애가 함께 진행되므로 수술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발작 뿐 아니라 인지 기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Pediatrics 2010년 1월호에 발표됐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국내에도 수술 대상이 되는 난치성 소아 간질 환자의 수는 1만명 전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앞으로 이들에게도 이런 수술적 치료를 통해 완치의 희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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