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은 리베이트'쌍벌죄'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더 이상 보건복지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혔다.(사진 국회 보건복지 소위원회 전체회의 장면 왼쪽 신상진 의원 오른쪽 전재희 장관)
'쌍벌죄'란 의약품·의료기기를 거래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 를 준 제약사나 의료기기회사와 받은 의사와 약사를 함께 형사 처벌토록 한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내 개정안을 말한다.
이 법안은 국회 법사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친 후 28~2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상정돼 이달안 국회를 통과하면 10월 말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켜본 대한의사협회는 `긴급성명을 통해 "리베이트 수수의 근본원인이 되는 의약분업의 폐단이나 불합리한 약가결정 구조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의사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쌍벌죄가 통과된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무능을 덮으려는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의협은 또 "정부의 의도대로 이 법안이 계속 추진된다면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약제비 절감에 대한 합의를 보건복지부가 먼저 파기한 것으로 간주, 전재희 장관에 대한 불신임 운동은 물론 정부의 어떤 정책도 협조치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쌍벌죄'법안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간의 마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개정안은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사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1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행정처분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의 원안보다 형사 처벌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수수한 리베이트 액수의 50배를 물리는 과징금 조항도 삭제됐다
반면 원안에는 없던 ‘처벌 예외조항’들이 추가됐다.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 설명회 ▲기부 행위 등은 리베이트 제공 행위로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 이 개정안은 이들이 받은 리베이트를 전액 추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현행법은 의사가 리베이트를 받아도 2개월 면허정지 처분에 불과해 실효성이 없다는 논란이 일어왔다.
리베이트 쌍벌제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통과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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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경고한 바 있는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 관련 법안이 23일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그간 리베이트 쌍벌제의 문제점과 폐단에 대해 강력하게 논박하고 설득해온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법률안 통과에 대해 전국 10만 의사회원의 공분과 비장함을 천명코자 한다.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으로 우리 의사들은 ‘존경과 신망을 받는 직업’이라는 일말의 긍지와 자부심마저 꺾이고 말았다. 의사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일진대 어찌 헌법으로 보장된 기본권이 무시된 채 타 직역에 비해 더 중하게 처벌하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말인가.
또한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하는 한국의료정책의 현 주소에 비애와 탄식을 넘어 금번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기까지 관여된 정부부처와 관계기관에 크나큰 실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누차 리베이트라는 행위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 원인과 구조적 문제를 정책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인 의약분업의 폐단이나 불합리한 약가결정 구조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의사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쌍벌제가 통과된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무능을 덮으려는 치졸한 작태에 불과하다.
도리어 의약품의 처방과 무관한 약사의 백마진을 합법화하겠다니, 정부가 생각하는 불법 리베이트의 정의는 무엇인가. 잘못된 의약분업으로 연간 2조원 이상 줄줄 새는 조제료로도 모자라 이제는 백마진까지 인정해주어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겠다는 뜻인가.
쌍벌제 통과 이후로도 지금과 같은 제약회사의 영업방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불법 리베이트는 더욱 음성화되어 지속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또 보건복지부가 리베이트 쌍벌제를 강행하여 약제비 문제를 의료계에 전가한다면 의사들은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으려 부득이 오리지널 위주로 처방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작년 건정심에서 합의된 약품비 절감은 보건복지부가 먼저 파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작년 신종플루라는 국가적인 방역 위기를 맞아 우리 의사들은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고 국민을 위해 적극 협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것은 의사를 범죄자 취급하는 리베이트 쌍벌제 추진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보건복지부를 신뢰하지 않으며, 악법 추진을 계속 한다면 장관 불신임 운동은 물론 향후 정부의 어떠한 정책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을 밝힌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리베이트 쌍벌제 통과를 중단시키고 의약품 리베이트 및 약제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라.
하나, 약제비 문제에 대한 정부 및 국회의 근본적 인식 개선을 촉구하며 잘못된 복제약 가격결정 제도를 개혁하라.
하나, 복제약 생산 제약사들의 어긋난 영업행태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합법적인 리베이트를 정의하고 제도적인 방법을 마련하라.
하나, 실패한 의약분업을 폐기하고 국민 편익을 위한 국민선택분업으로 전환하여 약제비를 절감하라.
이 같은 개선대책 없이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까지 유린하며 쌍벌제 도입을 고수한다면, 우리는 동 법안의 국회 입법 저지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이로 인해 추후 발생되는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엄숙히 경고한다.
2010. 4. 23.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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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계의 분위기는 어떤가(?)
현재 제약 계는 약값 리베이트에 대한 정부의 움직임과 의료계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통과된 쌍벌죄의 법안을 놓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화된 법안이 회석됐다지만 지금의 상황으로는 쌍벌죄를 담은 의료법·약사법·의료기기법 개정안이 본 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여 이들 법안의 부칙에 명시된 올 10월 법시행이란 기점을 두고 제약영업이나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고 있다.
제약 계는 오는 10월 전이면 처방약 시장에서 그나마 버텨 온 국내 약은 밀려나 무너지고 오리지널 약의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쌍벌죄에 반발한 의료계가 오직 오리지널 약 처방에 매달릴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제약 계는 이를 의협이 발표한 성명에서 찾는다.
“보건복지부가 리베이트 쌍벌제를 강행해 약제비 문제를 의료계에 전가한다면 의사들은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으려 부득이 오리지널 위주로 처방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작년 건정심에서 합의된 약품비 절감은 보건복지부가 먼저 파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미 궁지에 몰린 몇 몇 제약사는 쌍벌죄가 시행되는 10월 이전에 대대적인 약값 리베이트영업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거나 이미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에 적발되면 폐업하고 아니면 쌍벌죄를 의식한 의료계의 영원한 고객이 될 지금이 적기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조현진 기자]
약값 리베이트 칼바람에 제약영업 ‘움찔’
단속 사법 세무당국 합세…제약계는 묘안 찾기에 분주
제약계가 떨고 있다. 제약영업도 움찔한 상태다.
최근 약값리베이트가 잇따라 터진데다 보건복지부, 식약청, 심평원, 공정거래위원회, 경찰, 검찰 등 단속당국과 사법기관으로부터 연초부터 강도 높은 조사와 감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무당국까지 합세해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서 의약계가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다.
국세청은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세금계산서 없이 병원, 약국과 거래하거나 허위세금계산서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있는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업체,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체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월 25일부터 탈루 혐의가 있는 제약업체 4곳을 비롯해 의약품 도매업체 14곳과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체 12곳 등 모두 30곳을 상대로 증거를 인멸 우려가 있는 업체는 사전통지 없이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지방 국세청 조사요원을 동원해 전국적으로 동시 조사를 실시해 제조부터 판매까지 모든 유통과정에 걸쳐 실물과 세금계산서의 흐름을 거래 단계별로 정밀 추적하고 있다.
이처럼 일괄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제약사의 리베이트 관련 탈세 조사를 위해 세금계산서 추적조사를 포함해 법인세 등을 통합조사할 것이라며 의약품 도매업체와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체도 조사 과정에서 리베이트 문제가 적발되면 리베이트 조사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의약품 도매업자는 제약회사에서 대금을 차명계좌로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병원·약국에 리베이트로 지급했다고 적발돼 부가세 등으로 10억 원이 추징되고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각 지방청 '유통 거래질서 분석전담팀'을 통해 유통과정이 문란한 품목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보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유통 거래질서가 문란한 품목 및 업체에 대해서는 강력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제약협회 윤석근 회장은 지난 19일 간담회에서 "요즘 이들 당국의 조사를 단 한번이라도 안 받아본 제약사가 없다"며 "매서운 칼바람에 움츠린 제약사로선 영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돈다."고 말했다.
한 제약사 임원은 "제약계가 여러 규제로 늘 위축되지 않았느냐(?)"며 "최근 연일 터지는 약값 리베이트로 민감해진 제약사의 상황은 영업하기에 매우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서만 부산, 강원도 철원, 대전에서 여러 건이 적발돼 의사와 제약사 영업사원 등이 대거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이중 가장 먼저 지난 12일 부산에서 리베이트 수수와 1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의료재단 이사장과 제약회사 대표 등 8명이 부산지방경찰청에 의해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부산 해운대구 소재 A의료재단 이사장 정(49세)씨가 서울 소재 B제약 등 6개 제약회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5년 5월경부터 2009년 7월 17일 사이 총 32회에 걸쳐 26억2천만 원의 리베이트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정 모씨는 이중 12억2000만원을 의약비·생계비·수술비 지원 등 환자지원사업에 사용한 것처럼 회계장부를 조작해 12억2천만 원을 재단 직원 6명의 개인 계좌로 이체시켰다가 다시 자신의 계좌로 재입금, 개인용도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이 의료재단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4개 제약회사 관계자 4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배 모(58세)씨 등 4개 제약사의 대표 들은 의료재단 이사장 정씨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이 기간 동안 총8억 9천만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기부금처리로 공여한 혐의다.
경찰은 이들의 행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에 의거 업무상횡령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정 모씨는 A재단 부설 부산병원장 최 모씨(47세)와 서울병원장 박 모씨(55세) 그리고 노원병원장 변 모씨(49세)와 공모해 환자유인행위까지 벌였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건강보험금 전액을 지원받을 목적으로 내원환자들로부터 본인부담금 10%를 받지 않고 매월 1인당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총 40억 4,600만원을 제공해왔다.
경찰은 "A재단이 이를 미끼로 많은 환자들을 유치함으로써 다른 의료기관의 피해와 함께, 건강보험금 1인당 월 180만원을 부당청구하게 했으며 제약사의 공급 액을 늘리게 하거나 리베이트 액수를 올리게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서울에 소재한 제약회사들이 지점을 통해 부산과 경남 일원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병원장등을 상대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15일 강원도 철원에서 허위 처방전을 발급해준 대가로 금품을 챙긴 전·현직 공중보건의 8명과 제약회사 영업사원 12명이 개입한 리베이트 사건이 또 터졌다.
철원경찰서는 진료를 받은 사실이 없는 의료보호수급대상자들의 처방전을 허위로 꾸며 의약품을 수령한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철원군 공중보건의 L씨(32 남)등 전·현직 공중보건의 8명과 제약회사 영업사원 12명 등 20명을 무더기로 검거했으며 이중 1명은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피의자들은 불구속 처리했다.
철원경찰서에 따르면 철원군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 1명은 지난 2008년 4월경부터 국내 굴지의 A사 제약사 영업사원과 공모해 현지 의료보호수급대상자 S씨(85 남) 등 35명의 진료기록부와 처방전을 진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꾸며 자신이 직접 약국에 가서 약을 타는 방법으로 의약품을 소비하고 대가로 3,700여만 원을 받는 등 수십 회에 걸쳐 1억4,3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
불구속 입건된 철원, 화천, 가평, 양구, 양평보건소 소속 전·현직 공중보건의 7명은 특정 약을 처방하는 대가로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부터 2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에게 뇌물을 공여해준 제약회사 영업직 직원 등 12명은 뇌물공여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20일 대전에서 터진 리베이트 사건은 제약 계를 다시 한 번 긴장시켰다. 입건된 사람만 무려 119명이나 돼 충격을 줬다.
대전지방경찰청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약 17억 원의 금품을 준 A제약 상무와 대전영업소 지점장, 영업사원과 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前 B 보건소 의사, 충남·북 전 현직 공중보건의, 대학병원 의사 등 11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제약회사는 광고비를 부풀리거나 허위 리서치 조사, 허위 상품권 구입(속칭 카드깡)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만든 뒤 이 회사의 의약품을 처방해준 대가로 의사들에게 자문계약료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약사는 수개월간 처방금액만큼 차감하는 방법, 처방한 의약품별로 10%~30%를 다음 달에 현금을 지급하는 방법 등 여러 편법을 써가며 2006년 1월부터 2009년 9월까지 17억 원의 금품을 제공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강동진 기자]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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