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연구 결과를 뒤집는 새로운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기전을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발표된 연구들에서는 특정유전자(HLA-DRB1 SE)와 흡연이 자가항체 양성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만 위험인자며 발생위험을 높인다고 보고돼 왔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HLA-DRB1 SE 유전자와 흡연이 자가항체 양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뿐 아니라 자가항체 음성인 류마티스관절염에도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방소영, 배상철 교수(사진)팀은 한국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1482명과 건강한 대조군 1,119명을 대상으로 HLA-DRB1 유전자검사를 시행하고,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기 전의 흡연력을 설문으로 조사했으며, 대상 환자에서 항CCP항체 검사를 했다.
그 결과 류마티스관절염의 중요한 유전자로 알려진 HLA-DRB1 SE 유전자 두 쌍을 가진 사람은 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과 비교할 때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가 12.7배 증가했다.
또 항CCP항체 양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는 19배, 항CCP항체 음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는 3.2배로 각각 증가했다.
담배를 피운 사람의 경우 비흡연자와 비교할 때 전체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가 2.7배 증가했고, 항CCP항체 양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는 2.2배, 항CCP항체 음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는 2.8배로 각각 증가했다.
또 HLA-DRB1 SE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담배를 피운 경우에는 이 유전자가 없는 비흡연자와 비교했을때 항CCP항체 양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가 36.1배나 증가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항CCP항체 음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의 위험도도 12.3배나 증가했다.
배상철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HLA-DRB1 SE 유전자와 흡연이 항CCP항체 양성인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만 위험인자라는 기존 서양의 연구들을 뒤집어 HLA-DRB1 SE 유전자와 흡연이 항CCP항체 양성뿐 아니라 음성인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위험도 모두 증가시킨다라는 새로운 발병기전을 제시한 것이다”며 “이렇게 서양의 연구와 다른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서양인과 한국인의 유전자 차이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항체(류마티스인자, 항CCP항체)를 동반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주로 유전적인 요인과 흡연, 이 두 요인들간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적인 요인 중에서는 HLA(주요조직적합항원)-DRB1 SE(shared epitope, 항원공유기) 유전자가 가장 중요한 발병인자로 알려져 왔다.
또 그동안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에서는 류마티스인자를 이용해 왔지만 진단의 정확성이 떨어져 최근에는 보다 정확성이 높은 항CCP항체(anti-cyclic citrullinated peptide antibody)를 이용한다.
이 항체는 질병 초기에 관찰될 뿐 아니라 질병이 발생되기 전부터 양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류마티스관절염의 조기 진단과 예후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번 연구결과는 ‘Arthritis & Rheumatism’(5-year impact factor 7.423) 2월호에 ‘HLA-DRB1 SE 유전자와 흡연이 자가항체 생성과 류마티스관절염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또 지난해 10월 18일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는 우수포스터로 선정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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