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에 파란눈의 의사가 선정돼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진상의원 배현정(본명 : 마리헬렌 브라쇠르, 63세) 원장.
배 원장은 벨기에 출신 간호사로 봉사단체인 국제가톨릭형제회에 입회한 후 1972년 당시 경제적으로 열악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에 파견돼 우리나라와 첫 인연을 맺게 됐다.
입국 후 배 원장은 김수환 추기경의 추천으로 1975년 주민 4만 5천여 명이 밀집한 서울 시흥동 판자촌 지역에 정착, 질병과 빈곤이 악순환 되는 환자들의 어려운 생활환경과 그 가족들의 고통까지도 함께 치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판자촌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인 병원과 약국, 복지관을 결합한 ‘전진상(全眞常) 가정복지센터’를 설립했다.
특히 무료진료소 개원 초에는 주민 대다수가 의료보험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주말에는 의료봉사자의 도움으로 무료진료소를 운영하고, 주중에는 간호사로서 말기암 환자 등 가정을 방문하여 월 평균 1천 5백 명의 환자들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배 원장은 이렇게 의료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무료진료소를 운영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본인이 직접 1981년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에 편입, 1985년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까지 취득해 병원 건물을 증축 확장한 1990년부터 현재까지 약 35만 명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의료 혜택을 선물한 가족 같은 의사다.
의사가 집으로 찾아가 환자를 돌보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환자의 환경을 알아야 그 병의 근본적인 치료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환자가 오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작성하는 것이 바로 가계도를 파악하는 상담일지다.
매달 1,000 명 이상의 이웃들을 진료하면서 상담 결과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200여 명에게는 진료비를 받지 않고 있으며, 매주 목요일에는 병원에서의 진료는 접고 저소득층 환자 50여명을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무료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
특히 소외되고 병들어 고통 받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적게나마 매달 생계비와 양육비, 매년 학생 5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료 유치원과 공부방을 운영하는 등 환자의 한 가지 병을 치료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전-진-상’, 마음과 몸이 아픈 사람들이 희망을 보는 곳. 배 원장은“봉사자 여러분이 함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온전한 자아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의 정신에 따라 제 일을 한 것뿐인데...”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의료봉사상에는 재단법인 스마일(이사장, 김우성), 사회봉사상에 홀트아동복지회(이사장, 말리 홀트), 복지실천상에 김봉자(女, 65세) 서울시립소년의집 생활지도원 등 5명, 자원봉사상에 김영칠(男, 62세) 자원봉사자 등 5명이 각각 선정됐다.
또 청년봉사상에 서울대학교 구라봉사회 등 5개 단체, 효행-가족상에는 이금안(女, 51세)씨 , 올해 처음으로 시상하는 다문화가정상에 몽골 출신의 떠르지재벤(女, 38세)씨와 필리핀 출신 로리아 고르테스(女, 37세)씨가 선정됐다. KBS 1TV‘러브 인 아시아’ 프로그램은 아산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교육연구관 강당에서 제21회 아산상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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