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야에서 많은 나라들은 리더가 될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나라가 리더가 되기는 힘들다”
스코틀랜드 던디대학교 칼럼 서더랜드 교수(Calum Sutherland, University of Dundee)는 본지와 단독으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다른 국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던디대학교는 인제대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지난 16일 코엑스 3층 327호 회의실에서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당뇨 및 신경내분비학의 세계적 대가로 유명한 서더랜드 교수는 앞으로 인제대학교 및 백병원과 당뇨치료 및 예방법에서‘세포신호(cell signalling)’를 중심으로 한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세포신호’는 유전자조합에 따라 유전자 성향(genetic predisposition)을 분류해 환자개개인별로 맞춘 치료법이다.
공동연구를 계획한 이유는 한국이나 스코틀랜드 모두 대다수의 국민들이 당뇨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이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당뇨치료패턴 변화에 대해 서더랜드 교수는 “그동안 비효율적으로 여러 약을 써 보고 개개인에 맞는 약을 찾는 방법이 아니라 진단에서부터 유전자 성질을 파악하고 환자 개인에게 꼭 맞는 약을 처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법이 바뀌어 갈 것이다”며 “국가를 뛰어 넘는 협력을 한다면, 향후 10년 이내에 당뇨치료에 대한 혁신적인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필수적이다“고 서더랜드 교수는 덧붙였다.
한편 던디대학교와 인제대학교는 앞으로 박사에서부터 석사, 학부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마련, 공동연구 및 교육을 해나간다는 생각이다.
<칼럼 서더랜드 교수 주요 프로필>
세인트 앤드류 대학(University of St Andrews)에서 생화학, 미생물학 학부 졸업
1985년 글락소(Glaxo) 입사, 심장질환 관련 연구
1991년 던디대 MRC 단백질 인산화반응 박사과정 완료
1994년 미국 당뇨병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맨토기반 펠로우십으로 3년간 미국 밴더빌트 대학(Vanderbilt University) 연구실 근무
-이 기간동안 PI 3-키나아제(kinase) 신호와 유전자 간의 상관관계 처음 발견
-당뇨에서 비정상적으로 발견되는 간 유전자 구분
1998 던디대학교 생명과학부 복귀
-포도당 생산 과정과 관련된 인슐린을 연구하는 독립적 연구단 구성
2003년 던디대학교 나인웰스 의대로 부서 이전 (Ninewells Medical School, Dundee)
-당뇨병 의사들과 함께 연구
-특별 5년 당뇨 관련 영국 수석 연구 펠로우십 (prestigious 5-year Diabetes UK Senior Research Fellowship)
50개 이상의 상호 평가 논문, 10개 리뷰 및 책에 출판 됨
현재 던디 대학교 당뇨 연구 센터 총괄 디렉터 겸 신경 내분비학 교정자(Reader)
주요질문과 답변은 다음과 같다
Q. 이번 인제대-던디대 심포지엄을 통해 얻은 성과가 있다면?
양측은 크게 두 가지에 대한 논의를 했다. 첫번째는 두 학교의 향후 공동 연구에 대한 협의 및 진행 방향이다. 공동 연구는 당뇨치료 및 예방법 중심으로‘세포신호(cell signalling)’ 연구 부분에 집중 할 전망이다. ‘세포신호’는 유전자 조합에 따라 유전자 성향(genetic predisposition)을 분류하고 당뇨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약물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내 환자 개개인에 맞춘 치료법이다.
다음으로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했다. 먼저 연구생(research student)들을 위한 교환 학생 프로그램은 곧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주로 박사 과정을 밟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두 학교는 현재 당뇨 분야에 있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 중이므로 특정 프로그램 개발 없이 학생들의 지원에 따라 자유로운 시점에 자유로운 기간 동안 있으면서 던디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또 그 기간 동안 연구 결과를 당사자 학교로 돌아갔을 때 그 학교의 학생들과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학부생들을 위한 교환학생프로그램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연구생 프로그램보다는 실제로 실행되는 시기는 다소 지연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각 나라에서 상대 학교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우선 필요 할 것으로 보이고, 무엇보다 던디 대학교의 학생들이 한국으로 왔을 경우 영어 수업 제공이 가능한지 등의 언어적인 부분 및 프로그램 부분도 아직 더 논의돼야 한다.
중요한 것은 두 학교 모두 현재 협의된 부분들에 대해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며, 두 학교가 생명과학분야에서 앞으로 가져올 수 있는 성과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이다.
Q. 스코틀랜드의 당뇨병 발병상황과 최근 치료 수준 등 현황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스코틀랜드 정부는 국민들이 계속해서 현재 생활 패턴을 유지할 경우 국민의 50% 이상이 비만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국민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에 국민에게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비만에서 이어지기 쉬운 당뇨병에 대한 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 당뇨의 발병을 방지하고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향후 인제대와의 공동 연구가 진행될 부분인 ‘세포신호’를 이용한 당뇨 치료법에 집중하고 있다. 약을 처방전을 바꿔가며 효과가 나타내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유전자를 분석해 꼭 맞는 약을 처방하는 것이 목표다.
예) 비만 중 당뇨병을 가진 사람과 당뇨병이 없는 사람을 비교해, 그 유전자 차이를 분석
Q. 한국의 당뇨병 발병상황과 의료수준은 알고 있는지? 안다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에서도 당뇨병이 꾀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고 있으며 당뇨병 연구에 대한 열정이 뛰어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또 의료수준도 그만큼 뛰어나다고 알고 있다. 한국의 의료 수준에 대한 평판은 훌륭하며, 그렇기 때문에 던디대학교는 인제대와의 학술교류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Q. 한국의 의료가 세계적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면?
한국은 현재 세계적 리더가 되기 위해 빠지는 조건은 없다고 생각한다. 스코틀랜드, 한국 뿐 아니라 어떤 나라든 이제는 세계적 리더가 되기 위해 타기관 타국가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스코틀랜드의 당뇨병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및 치료에 대한 접근성은 어떤지?
스코틀랜드 정부가 깨닫고 노력하는 만큼 스코틀랜드 국민들도 당뇨병에 대한 심각성을 알고 있으며 그 추세는 확산되고 있다.
당뇨병 발병에 대해 스코틀랜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스코틀랜드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은 지금까지 미국인들의 생활 습관을 그대로 따라왔으며, 자연스럽게 현재 미국의 당뇨병 발병률을 보면서 그것을 스코틀랜드의 미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부(富)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생활이 게을러진 것도 문제다. 외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고, 걷기보다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이 당뇨를 더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게하고 있다.
Q. 정부가 당뇨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와 어느 정도까지 관심 및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당뇨는 현대인들에게서 흔히 발병하는 성인병으로 자리 잡았으며,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미래를 내다보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며 또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영국 중앙 정부에서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받고 있다. 그 중 당뇨 분야에 열정을 보이고 많은 연구 성과를 거둔 던디대학교에 상당량의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
그 덕분에 던디대학교 주변 도시들도 발전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으로 던디대학교 연구팀은 훌륭한 인재들로 보다 강해지고 있다. 정부의 이런 금융 지원은 미래 국민 건강에 대한 중요한 투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Q. 당뇨치료 및 연구의 최신 트렌드는 어떤지? 향후 10년내 당뇨치료에 어떤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이제는 비효율적으로 여러 약을 써 보고 개개인에 맞는 약을 찾기보다는 진단에서부터 유전자 성질을 파악하고 환자 개인에게 꼭 맞는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법을 연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던디대와 인제대 같이 선진 마인드로 과학의 발전을 위해 국가를 뛰어 넘는 협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10년 이내에 당뇨치료에 대한 혁신적인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Q. 한국 정부 및 의사, 국민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던디대학교는 영국의 공식 대학교 랭킹 발표 기관인 Sunday Times Good University Guide, 2008이 뽑은 ‘영국의 최고의 연구팀을 자랑하는 학교’로 가디언 신문(The Guardian Newspaper)이 꼽은 영국내 최고 의대이자 신약 연구 개발 분야에서 최근 ‘여왕 기념일 상(Queen’s Anniversary Award)’을 수상한 학교다.
현대과학은 혼자 발전시키기 힘든 단계에 와 있다. 서로간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함께 고민할 때, 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학교의 교류는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 뿐 아니라 생명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서부터 연구자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학교의 교류가 양국간의 협력에 기여하길 바라며, 이에 대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줬으면 한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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