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시행후

한미FTA 협상(1)

앞으로 건강보험에서 약값을 지원받는 방식이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 리스트방식으로 바뀐다.
지금은 일부만 적용이 안 되는 네거티브리스트방식이어서 국내제약사가 제조한 대부분의 의약품이 보험목록에 올라 와 건강보험에서 약값을 받는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포지티브 리스트방식이 시행되면 치료효과가 높은 의약품만 건강보험에서 약값을 지원받는다.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은 제약사가 약의 효능을 입증하는 자료를 내면 평가를 거쳐 치료효과가 높은 의약품만 보험의약품목록에 올리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된 것은 성분과 효능이 똑같은 의약품이 수십 개씩이나 보험의약품으로 등재돼 약제비 부담이 커져 건강보험재정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 방식은 의료계에 전반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약가 절감은 물론 기존의 의약품 유통과정, 의사 처방관행의 개선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방안에 따르면 건강보험 총진료비 중 약제비 비중은 매년 14% 증가했다.
2001년 4조1,804억 원에서 2005년 7조2,289억 원으로 73.0% 늘어나 2005년 약제비가 총진료비 중 29.2%를 차지했다.
그러나 OECD 국가와 비교해 국민 일인당 약제비는 OECD 국가 평균의 84%로 절대적으로 낮은 수치지만 국민 일인당 의료비의 28.8%를 차지해 그 비율은 높은 편이다.
1998년부터 2003년 5년간 의료비의 증가율은 OECD 국가 평균의 2.1배이다.
원인은 비싼 약가와 유통구조, 처방관행 때문이다.
신약'의 경우 외국 7개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일본 등 우리보다 소득이 높은 국가들의 평균가로 매겨져 오리지널약값이 비싸게 책정된다.
복제약도 오리지널약값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복제약은 5번째까지는 최고가의 80% 이하, 6번째 이상은 최저가의 90% 이하로 정해진다. 오리지널약의 가격 자체가 비싸 복제약의 가격도 과도하게 책정된 것이다.
여기에 의약품 유통구조와 처방 관행이 약값을 올리는데 한몫한다.
국내 의약품 제조업은 구조상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5%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복제품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보다 영업에 치중하는 관행과 불투명한 유통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의사들이 불필요한 약을 과다 처방하거나 동등한 약효와 성분을 가진 복제약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가의 오리지널약을 처방하는 관행과 소비자의 의료쇼핑이나 과다 처방이나 오리지널약을 요구하는 걍향도 약제비의 상승을 부추긴다.
복지부가 도입하는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방식이 시행되면 보험급여적용이 기존 의무신청에서 제약업체의 자율신청으로 바뀐다.
같은 성분, 약효라면 경제성 있는 의약품이 선별등재돼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건강보험에선 약제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자율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신약이나 독점약을 공급하는 제약사가 포지티브 리스트에 등재를 거부하게 되면 약을 구입할 수 없게 되거나 비싼 값에 구입할 수밖에 없는 등 그 피해는 환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수의약품에 대해서는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의 심의ㆍ결정과 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등재하도록 했다.
또 최초로 복제약이 등재되는 시점에 특허만료의약품의 가격을 조정하고 복제약에 반영하는한편 수량-가격 연동제도 도입된다.
과다 처방이나 고가약 선호 행태를 개선을 위해 경쟁입찰이나 전자상거래 등 실거래가가 파악되는 방식으로 의약품을 저가 구매한 요양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게 된다.
올해 6월부터 약제비 절감을 위한 협의체가 구성, 운영된다.
이 협의체를 통해 고가약 처방, 품목 과다 처방 등을 개선하게 된다.

미국
이 방안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포지티브 리스트가 도입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고가약들이 대부분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포지티브 시스템에 반대입장에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의약품을 강제로 보험에 등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혁신적 신약이라도 약가를 높게 책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제약사
국내 제약사는 포지티브 리스트의 도입으로 경제성 있고 우수한 품질의 약만이 포지티브 리스트에 등재될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복제약 판매를 위주로 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
한국 정부는 이번 방안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과 다국적 제약업체들의 불만 때문에 한 국가의 정책을 원점 재검토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시민사회단체
그동안 약제비절감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던 시민단체들은 이번 방안에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 이번 방안이 미비점이 많아 실질적인 약제비 절감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