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뇌사자 소장이 성공적으로 이식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장이식은 지난 2004년 4월 9일 가톨릭대학교 이명덕 교수팀에 의해 국내 최초로 성공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뇌사자의 소장을 이용해 소장 전체(약 4m)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명덕 교수(소아외과)팀은 2008년 12월 31일 위장관 손상으로 단장증후군 상태에 있던 한송희(22, 여, 경기도오산)씨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했다.
한 씨는 손상에 의해 소장과 대장을 잃게 됐으며, 이로 인한 단장 증후군(소장이 짧아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거나 부작용 발생)과 간부전 등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다. 14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뇌사자의 소장전체(약 4m)와 대장일부(1/2)가 한 씨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한 씨는 약 11주간의 입원치료기간 동안 상태가 좋아져 정맥영양요법을 중지하고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해 지난달 19일 퇴원했다. 현재 한 씨의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하며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소장 이식은 이식 편 내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고 상피조직에 해당되어 거부 반응이 아주 강하며,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감염관리가 특히 어렵다. 또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 계속 움직이는 등 고정적이지 않아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이식분야다.
특히 이 교수팀은 이번 이식수술에서 세계 최초로 물 풍선을 이용해 복강내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환자의 뱃속에 이식 수술 1년 전부터 물 풍선을 넣어 복강을 넓혔으며, 이를 통해 확보한 뱃속 공간에 4m에 달하는 소장 전체와 대장 일부를 무리 없이 뱃속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그동안 사용해 온 복벽이식 등은 소장이식 후 배를 닫지 못하고 창자를 배 밖에 노출시킬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고, 이식 후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피부가 괴사하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교수팀이 사용한 ‘물 풍선을 통한 복강 확장술’은 이런 부작용이 없는 방법으로 세계적 소장이식수준을 보여준 케이스다.
이명덕 교수는 “소장이식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이식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전부 사망했다. 유병율이 크지는 않지만 소수의 생명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소장이식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이제는 이를 통해 소외된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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