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한센인들에게 무료로 재활성형수술을 펼쳐온 안성열 성형외과피부과의원 원장이 25일 개최된 제25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을 수상했다.
보령제약과 의협신문이 공동 제정한 제25회 보령의료봉사상 시상식은 25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임두성 한나라당 국회의원, 정하균 친박연대 국회의원,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 3백 여명이 참석했다.
대상을 수상한 안 원장은 1989년부터 2천 여명의 한센인들에게 무료로 재활 성형수술을 해줘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1970년대 경북대 의대 피부과 레지던트 시절 한센인과 인연을 맺은 안 원장은 한센인들에게 절실한 것은 질병의 치료보다는 뒤틀리고 뭉그러진 얼굴과 손발의 성형수술이라고 판단, 일본으로 건너가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귀국 후 1989년부터 대구 파티마 병원에서 한센인들의 재활 성형수술을 해 왔으며, 1992년부터는 매주 월요일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한국한센인협회 부설의원으로 출근해 의료 봉사를 해 오고 있다. 매주 20여 명의 외래 환자가 안 원장에게 진료를 받으며 3~4명의 환자가 수술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류영근 원장(전주 효정내과의원), 김동해 원장(명동성모안과의원), 정만진 前원장(울릉군 보건의료원), 임창영 과장(분당 차병원 흉부외과), 최충언 원장(부산 남부민의원), 정해광 원장(정해광 성형외과의원), 양승봉 선교의사(네팔 파탄병원), 양경무 교수(전북의대 성형외과)등 8명과 원더스(WONDERS, 경희대학교 봉사 연합회)가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에게는 상패와 순금10돈의 메달이 수여됐다.
♦ 안성열 원장 약력
1949년 생
1973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졸업
1979년 경북대의대 부속병원피부과 레지던트 수련
1981년 일본 동경여자의과대학 성형외과 레지던트 수련
1981년 대구통합병원 피부과 과장
1983년 일본의사면허 취득
1987년 일본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1987년 미국텍사스주립대학 갈베스톤 분교 화상센터 연구원
1988년 일본 성형외과 전문의 취득
1992년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과장
現 안성열 성형외과피부과의원 원장
20년간 2천 여명 한센인 성형수술한 안성열 원장.
안성열 원장은 1992년부터 17년째 월요일이면 경기도 의왕시의 한국한센인협회 부설의원으로 출근한다. 안원장은 이미 환자들 사이에서 이름난 명의다. 한센병 후유증으로 인해 뒤틀리고 뭉그러진 얼굴이나 손발을 재건하는 수술과 치료를 도맡아 한다. ‘지난 번에는 눈을 했으니, 이번에는 입술주변의 주름을 없앴으면 좋겠다”, “코가 조금만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 안 원장이라면 한센인에 필요한 치료와 수술 등 불가능 한 것이 없다.
1970년대 초 경북대 의대 재학시절, 당시 스승(서순봉 박사, 前경북대 의대학장)이 한센병치료센터를 설립하며 한센인들을 일상적으로 만나왔다. 그에게 한센인들은 그저 피부과질환의 하나일 뿐이었고 한센인들은 많은 환자 중 하나일 뿐이었다.
피부과 레지던트를 마칠 무렵, 부산의 한센전문병원을 추천해 준 스승의 뜻을 거스르고 일본 유학 길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성형외과 전문의가 없었기 때문에 한센인들을 치료할 때에도 눈은 안과 의사가, 손은 정형외과에서 하는 식이었는데, 홍콩에서 온 한 의사가 혼자 척척 다 해내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보다 많은 한센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성형외과 전문의를 따야겠다고 다짐하고 일본에서 7년을 보내며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귀국후 스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센인들을 다시 찾았고, 1989년부터 지금까지 한센인에게 무료 시술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그에게 치료를 받은 한센인이 2 천 여명이 넘는다.
한센병은 이제 사라지는 병이다. 한센병은 일종의 피부 전염병으로 초기에 발견하면 일주일 남짓 약을 먹는 것으로 사라진다. 지난 십 수년간은 신규발병 환자도 없고, 한센인이 평균 연령도 70대를 훌쩍 넘었다. 이제 그들이 사라지면 한센병은 이 땅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병의 치료가 아니라 얼굴과 손발에 남은 후유증을 조금씩 지워가는 것. 흉측한 모습에 그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외딴 곳에 모여 ‘문둥병’을 천형으로 알고 살아온 한센인들. ‘문둥이’라는 굴레를 쓰고 평생을 숨어서 지내온 그들에게 성형수술은 얼마남은 시간 동안 세상과 조금이나마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길일지 모른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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