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관재협착을 억제하는 새로운 신호전달 표적 및 약물의 효능을 규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혈관재협착은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풍선확장술'후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현상이다.
경북대학교병원 이인규 교수팀은 ‘MB12066'이라는 신약후보물질을 이용해 풍선확장술을 시술한 쥐에 2주간 투여한 결과 ‘혈관재협착’ 현상을 90% 이상 낮추는 결과와 함께 세포증식을 억제하는데 필요한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혈관재협착'은 시술 시 혈관 내피막의 상처로 인해 시술부위 세포가 증식하면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으로,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고 재수술도 상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그동안 항암제인 '파클리탁셀(Paclitaxel)'과 면역억제제인 '시로리무스(Sirolimus)',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던 '메트포민(metformin)'이나 'PPAR- 리간드' 같은 당뇨병 치료제는 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교수팀은 운동모방 효과를 나타내는 AMPK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을 투여하면, 암 억제 유전자인 p53 활성을 증가시켜 세포증식을 억제하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혈관이 다시 막히는 현상을 개선해 혈관재협착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또 체내에서 항산화 작용하는 'NQO1'효소를 활성화시키면 'NADH'를 감소시키고, 세포 내 에너지 대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동맥경화와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증이 동시에 치료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혈관질환치료 시장은 2007년 현재 약 180조 원에 이르며, 국내 혈관재협착에 따른 시술도 연간 3~4만 건, 약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노령 및 비만 인구 증가에 따라 2020년에는 혈관질환이 가장 유력한 사망원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Datamonitor, 2007년 5월)도 이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체내에서 항산화 작용하는 'NQO1'효소를 활성화시키면 당뇨병뿐 아니라 동맥경화,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증 등 혈관질환을 포함한 제반 대사증후군의 치료제로서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인체 임상시험을 거쳐 빠르면 2~3년 내에 근원적인 동맥경화치료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구 국가지정연구실사업)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20일 혈관질환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미국 서큘레이션 리서치(Circulation Research)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그림] 정상 쥐의 동맥의 혈관에 비해서 풍선확장술을 시술한 후 14일 된 쥐에서 분리한 동맥의 혈관이 많이 막혀 있음을 알 수 있다(화살표).
그러나 MB12066을 경구 투여한 쥐에서 분리한 혈관은 처리한 MB12066의 양에 따라서 혈관 막힘 현상이 현저히 억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0: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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