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시작하는 고혈압치료제 등 총 3천748 품목의 약값인하를 추진할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가 의약단체 인사로 채워져 의료공급자에게만 유리하게 조정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보건의료 시민단체나 사회보험노조를 중심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이로써 소비자격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당초 정부가 의도한 약값인하의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지적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약가심의(경제성 평가)를 하게 되는 의약품은 지난해 시범평가를 하려다 늦어져 올해로 미뤄진 고혈압치료제와 순환기 계통 약물, 소화기 계통 등 모두 3천748 품목에 이른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현재 심평원에 설치된 건강보험 약값(경제성 평가)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 18명 중 11명이 의사와 약사 단체에 간부회원이거나 추천인사다.
반면 건강보험 가입자 측으로 분류되는 소비자단체 추천인사는 2명에 불과하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신약이나 제네릭 약, 복제 약의 경제성을 검토해 건강보험 적용 타당성을 심의할 뿐 아니라 올해 시작되는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약가인하를 심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1월 말 개정된 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앞으로 선출될 위원은 의약단체 추천인사가 전체 위원 18명중 9명이나 된다.
그나마 약가인하 쪽에 설 것으로 추측되는 식약청과 심평원 등 정부 측이 3명을 추천하게 된데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추천 위원 3명이여서 위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각 제약사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하는 처지에 있는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등 3개 학회 추전인사 각 1명씩은 제약업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민단체나 사회보험노조 내에서 입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탓에 경제성 평가 논의 과정에서 친(親) 제약업계 성향으로 흘러 약값인하의 장애가 된다는 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시민단체들의 시각이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언론사에 보낸 자료에서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약값인하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처럼 건강보험 가입자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하며 의약품을 제조 또는 수입하는 제약사의 임상시험을 수주했거나 연구용역을 맡아 실시하는 위원은 이를 위원회에 반드시 알려 공정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사회보험노조도 "약값 거품은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전가돼 국민의료비를 불필요하게 치솟게 하고 보험재정을 파탄으로 몰아간다"며 "건강보험 가입자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구성원의 배분을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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