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산업 환경변화와 구조조정 전망=삼정KPMG헬스케어팀
* 제약시장 구조조정의 당위성
우히나라 제약기업은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 인하압력, cGMP 등 설비투자자금 소요, 다국적 제약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 블록버스터급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임박한 구조조정
보건산업진흥원의 2007년 의약품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말 현재 식약청에 등록된 의약품 업체수는 781개이며, 이중 생산실적이 있는 업체수도 약 570개소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 생산액 100억 이상인 업체는 110여 개에 불과하며, 500억 이상 업체는 52개 업체에 그치고 있는 등 국내 제약업체의 대부분은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불구하고 2006년 기준 생산 품목 수는 16,023개로 2005년 16,061개에 비해서는 소폭 감소하였으나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약 11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제약시장 규모에 비해 제약업체의 수와 생산 품목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구조조정이 절실한 이유다.
* 급변하는 외부 환경
정부는 이러한 제약업계의 영세성을 극복하고 정부의 보험재정 안정화를 이루고자 Positive List 시행을 통해 보험 의약품을 5,000개 내외로 줄이고자 하고 있으며, 약제비 적정화방안, 참조가격제 등 지속적인 약가인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한 한미 FTA 체결 등으로 인해 cGMP 기준강화가 예상되며, 이를 위해 업계에서는 중소형 제약사 기준으로 약 200 ~ 1,000억원 가량 대규모의 설비 투자자금 소요를 예상하고 있다.
우수의약품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 역시 지속적으로 제약 혹은 Healthcare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등 제약업계 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글로벌 제약시장에서는 블록버스터급 약물들이 잇따라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제네릭 및 후속 신약제품 개발에 대한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Thomson Scientific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간 매출 770억 달러에 이르는 약 150개 이상 브랜드 약물이 2012년까지 특허 만료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 업계의 대응 양상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상위 제약업체들을 중심으로 cGMP 등의 설비투자가 진행 또는 검토 중이다(일부 업체는 설비투자 완료). 이러한 cGMP급 공장 설비를 보유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 받으므로 수출 경쟁력을 갖게 되나,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제약사는 국내시장에서도 퇴출될 수 밖에 없으므로 양극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제약사들은 발기부전, 비만, 우울증 등 과거 치료 영역이라고 여겨지지 않던 다양한 분야에 대한 R&D를 강화하고 있다. R&D 강화는 비단 ETC에 국한한 것이 아니다.
비타민 음료와 옥수수수염차 등 다양한 상품을 히트시킨 모 제약사의 예처럼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기능성 음료의 개발 및 판매는 제약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과거 단순히 제품 수출에만 몰입했던 국내 제약사는 소수이기는 하나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 및 유럽 등 선진시장은 GMP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제품 등록 절차도 까다로워 직접 진출은 비교적 어려우나, 중국 및 동남아는 성장 가능성에 비해 규제가 덜하므로 국내 업체의 직접 진출도 적극 검토할만하다.
이러한 대응과 Pipeline 강화, R&D 역량 강화, FTA 등 외부 환경 대응을 위한 대형화, 2세의 경영승계 등을 위해 업계 내 구조조정 혹은 전략적 제휴가 일어나고 있다.
* 구조조정이 부진했던 원인
이러한 환경변화에도 그간 제약업 내의 M&A를 비롯한 구조조정이 활발하지 못했던 이유는 타산업 대비 높은 수익률 때문이라는 원인도 있는 것 같다.
실제로 2007년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의약업(D242)의 영업이익률은 11.23%로 5.88%인 제조업(D)에 비해 약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또 타 업계에 비해 전문경영인 고용이 일반적이지 않은 제약업체의 특성상, 오너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또한 구조조정의 시기를 늦어지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40~5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업체가 많다 보니 국내 제약업계의 유대 관계는 상당히 강한 편이어서 업체간 모호한 관계나 업계 내의 평판 등으로 인해 상호 투자 혹은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못하는 점도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되어왔다.
* 수요와 공급서 본 향후 구조조정 전망
정부의 약제비 절감 정책 및 최근의 고환율 등으로 인해 제약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그간 R&D를 소홀히 하고 중국 등으로부터 값싼 원료에 의존하던 업체들을 위주로 매출 감소 및 수익성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cGMP 설비투자 및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에 매진해야 하나, 국내 중소제약사는 200억 ~ 1,000억에 이르는 설비 투자를 감내할 수도 없거니와 R&D의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도 힘든 상황에서 선진국 수준의 지속적인 R&D를 투자할 여력도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향후 대규모의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힘든 영세 중소제약사들이 M&A 시장에 공급되어 매물화되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Global 투자환경 및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아직까진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진 않고 있다.
다만 우량 제약사에 대한 인수 수요는 제약 업계 내에서뿐 아니라 다른 산업의 대기업들에서도 충분히 존재하므로, 경기만 안정된다면 향후 M&A 등을 통한 구조조정은 매우 활발해질 전망이다.
우선 대형제약사들은 Global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약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또한 한미약품-크리스탈지노믹스와 같이 우수한 Pipeline확보를 위한 대형 제약사와 R&D 자금을 원하는 바이오업체간의 결합은 특히 권할만한 방법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는 트렌드로서 바이오제약사에 대한 시장가치 평가는 오랜 연구기간과 투자자금 소요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기 마련이므로, 좋은 M&A 대상이 된다(표 1).
이외에 자금력이 풍부한 국내 대기업들도 제약업을 포함한 Healthcare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와함께 중소 의약도매상들 역시 지난 4월 18일 허용된 의약품제조업-품목허가분리(약사법 시행규칙)를 근거로 영업을 포기하는 품목허가를 구입해 위탁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제약업 내의 또 다른 구조조정의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표2).
* 결론
고령화로 인해 국내는 물론 세계의 제약업은 분명 과거의 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나, 업계내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그 시기가 문제일 뿐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익부 빈익빈의 구조가 심화되면서 경쟁에서 탈락한 중소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M&A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이듯이,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은 이미 준비된 기업들에게는 사세를 확장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千載一遇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4: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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