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 약 1만1천156건 이보다 위험한 X등급 약도 3천607건 투약
임산부에게 기형아 유발 등 이유로 투약이 금기시되거나 위험성이 높은 약이 연간 1만5천건 가량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보건복지가족위원회 이애주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취약군(임산부)에 대한 의약품 사용 관련 모니터링' 연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보고서는 지난 2005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년사이에 분만한 임산부 33만7천332명에게 임신초기에 처방된 약물 85만7천906건을 모두 분석했다.
이 결과 태아에 '위험한 의약품(D등급)'이 1만1천156건 처방됐으며 이보다 위험성이 더 높아 '임신 중 투약을 금지하는 금기 약(X등급)'도 3천607건이나 처방됐다.
또 ‘위험성을 부정할 수 없는 의약품(C등급)’이 10만6천644건, '신약 등으로 등급이 정해지지 않은 약(NA등급)' 41만7천685건이 투약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형아 발생 위험이 큰 임신 초기(1주~14주)에 처방 수는 7만1천503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임신 초기 처방 약중 X등급의 태아 위험 약 혹은 D등급의 금기 약이 7.9%(5천631건)나 처방돼 다른 임신시기보다 투약건수가 더 높았다.
이러한 위험·금기약은 어떤 약, 언제, 얼마나 복용했느냐에 따라 기형에 영향을 미치는 차이가 크다.
태아에 위험·금기된 약은 항생물질이나 호르몬제, 해열제, 진통제, 각성제, 신경안정제, 수면제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기형아를 유발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 약들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큰 시기는 임신 초 3개월간이다. 처음 수정돼 세포가 분열하는 임신 3주 이전까지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이후부터 태아의 심장, 중추신경계, 눈, 귀, 사지 등이 생기는 임신 3개월까지는 위험 금기약을 복용했을 경우 기형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임신 후기 약물투여도 태아의 정상적인 중추신경계와 외부생식기의 손상을 일으키기 쉽다.
이 의원은 이러한 임신 초기에 금기 혹은 위험 약의 처방 비율이 높은 것은 임신 4주까지 산모가 자신이 임신했는지를 알지 못한 채 상용하는 약을 계속 복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현재 함께 써서는 안되는 약물 즉 '병용금기' 의약품이나 특정 연령대에 처방을 제한하는 '연령금기' 의약품의 정보를 식약청 고시로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지만, 임산부 혹은 특정 질환자에게 처방이 금지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고시가 되어 있지 않다"며 "처방에 대한 결정 권한을 의사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더라도 불필요한 금기 처방이 이뤄질 위험성을 줄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병용금기 의약품과 연령금기 의약품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총 3만2천347명에게 처방·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재 보건복지가족부가 병용 또는 연령금기 처방.조제를 방지하기 위해 의사와 약사가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5천264개(8.5%) 곳은 접속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1: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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